오빠와 프랑스 파리여행을 계획하며 예쁜 사진 많이 남기고 오자는 이야기를 하다가
간 김에 이왕이면 결혼사진도 찍고오자! 라고 급 결정하게 되어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출발 6개월 전 루프트한자 항공권 예약을 하며 8박 10일의 여행 겸 웨딩촬영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추석끼고.. 휴가도 내고..ㅋㅋ 오빠와 같은 팀에 근무했기때문에 살짝 눈치는 보였지만)
페이스북, 인스타로 파리에 거주하는 전문 작가들의 결과물들을 보며 컨셉과 장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리했다. 나는 친구와 이미 프랑스 파리에 다녀온 경험이 있어 주요 스팟들을 알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원하는 곳에서의 촬영은 현지 작가의 기본 시간으로는 촬영이 어려워 고민에 빠졌다..
1) 주요 장소에서 기본 시간으로 전문 작가에게 촬영을 맡길 것인지
2) 추가 금액을 지불하고 여러 장소에서 촬영을 할 것인지
3) 힘들어도 셀프 웨딩촬영으로 내가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자유롭게 촬영을 할 것인지
여러가지 장단점으로 따져 보았을 때 우리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촬영은 셀프웨딩촬영이었다. 작가 섭외비를 아끼는
대신 좋은 카메라를 구입하자는 쪽으로 마음이 맞았다.
그리고 렌트카를 이틀간 빌리기로 했다.
(렌트카는 견인당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후속 편으로 풀어보도록 하겠다)
오빠는 퇴근하고 매일 유투브를 보며 구입하려는 카메라 후보군의 특장점, 노출과 감도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나는
의상과 소품, 사진 컨셉과 포즈 등을 찾아보며 성공적인 웨딩촬영을 위해 각자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ㅋㅋ
날씨 변덕이 심한 파리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웨딩촬영은 날씨요정이 도와준 덕분에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아래부터는 촬영장소와 사진이다.)
마르스 광장
광장에서 웨딩촬여을 하는 커플들을 종종 볼 수 있으며, 자유롭게 촬영이 가능하다.
비르하켐 다리 옆
인셉션 촬영지로 유명한 이 스팟은 파리로 웨딩촬영을 온 커플들이 거의 필수 코스처럼 들리는 곳이라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비르하켐 다리를 따라 올라가면 바로 오른 편에 위치한 16번 구역 숙소였기 때문에 일찍 준비해 나갔는데도 불구하고 한 팀이 먼저 촬영을 하고 있었다. 이 촬영 스팟은 시위로 인해 빨간색 스프레이로 낙서가 되어있어 포토샵을 이용해 (대충)지운 결과물이다.
사이요 궁전
파리에서 가장 핫한 스팟. 이곳은 항상 사람이 바글거려 오로지 우리 둘만 담기 위해 고민한 결과
카메라를 바닥에 닿기 직전까지 내려 로우 앵글로 역광 촬영을 하니 아주 기똥찬 연출컷이 되었다.
16번 구역 어디쯤
우리나라 패션잡지에 화보로 나왔던 곳이라며 친구가 데리고 갔을 땐 사람이
없었는데, 이제는 많이 알려진 촬영지가 된 것 같다. 한국사람 촬영과 현지인 촬영을 차례로 기다린 후 촬영할 수 있었다.
이곳은 언제 어떤 촬영이든 화보로 만들어 주는 마법같은 곳이다.
(직접 가면 지도 없이 갈 수 있는데 표시하는게 헷갈려서 가까운 주변으로 표시했습니다.)
스트라스부르의 어느 골목
스트라스부르 여행을 하다 인적이 드물고 멋진 골목을 발견해 촬영했다. 예쁜 사복 연출컷이 되었다.
숙소 안 응접실
운이 좋게도 숙소 응접실이 너무나도 잘 꾸며져 있어 숙소에서 응접실을 보자마자 촬영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여행 후 마음 편하게 쉬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
루브르 박물관
루브르에서도 촬영을 했는데, 피곤에 쩔어 그런가 둘 다 부어있어 얼굴을 가렸다ㅋ
이곳도 예쁜 구도로 찍을만한 곳들이 곳곳에 있었다.
한 외국인이 결혼을 축하한다며 감사하게도 무료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소매치기 대비하기
유럽은 특히 파리는 눈뜨고 소매치기를 당하는 곳이라고들 한다. 첫 파리 여행에서 나는 쇼핑 하자마자 잃어버렸던 물건을 찾기까지 한 경험이 있어 당해본 경험은 없지만 카메라를 그냥 놓고 촬영했다간 누군가 우리의 카메라를 들고 저 멀리 달려가는 모습을 구경하게 될 수 있다는 친구의 조언을 한국을 떠난 후 생각이 나버렸다. 부랴부랴 경유지인 홍콩에서 비밀번호 자물쇠를 구입했고, 촬영을 할 때마다 가방과 함께 기둥에 묶거나 들고 튀기 힘든 캐리어 등에 묶어 촬영을 진행했다. 광장에서 처럼 아무것도 없어 진짜 어쩔 수 없는 한두번은 그냥 카메라를 놓고 찍었는데, 웨딩촬영이 흔한 파리에서는 촬영에 방해를 주지않기 위해 웬만하면 멀찌감치 지나가는 배려를 해주는 것 같았다. 감사하게도 ㅋ(개인적인 생각)
부케
드레스를 입고 파리 동네 꽃집에 들어가 웨딩촬영용 부케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더니 드레스를 보시곤 어울리는 컬러의 꽃을 이리저리 대보며 성의껏 만들어 주셨다. 가격은 50유로 내외로 생각보다 저렴했던걸로 기억한다.
이동
에펠 주변의 걸어갈 수 있는 거리는 드레스를 입고 그냥 걸어다녔다. 웨딩촬영이 흔한 곳이지만 지나갈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축하한다고 한마디 씩 해주었다.ㅎㅎ 그냥 땡큐,땡큐라도 하면서 답인사를 했다. 드레스를 입고 다니기 힘들기 때문에 에펠을 배경으로 촬영을 하고자 한다면 16번 구역에 숙소를 잡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마치며
정장을 입은데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고, 촬영까지 하느라 오빠가 고생을 많이 했다. 전문 사진작가가 찍어줬다면 좀 더 드라마틱한 장면들을 연출할 수 있었겠지만 시간과 장소의 제약없이 우리 힘으로 찍은 결혼사진이라 더욱 만족스럽고 자연스러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혼날짜를 확정하고 스튜디오 촬영은 빼고 진행하기로 했다.^^